2026년 5월 12일 화요일

제목: 보여주기 위한 기록에서, 간직하기 위한 유산으로 _ 베라노트의 시작

 제목: 보여주기 위한 기록에서, 간직하기 위한 유산으로

 - 베라노트의 시작 -


시야가 바다 끝까지 닿던 어느 쾌청한 오후, 회사 옥상 테라스에서 저는 묘한 단절감을 느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찬란한 날씨와 눈앞의 풍경을 온전히 즐기는 대신, 그 찰나를 스마트폰의 작은 프레임 속에 가두고 있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이 모이는 '디지털 광장'에 자신을 전시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가공하여 증명해내야만 하는 현대인의 강박적 외침. 그 풍경 속에서 저는 평화로움 대신 지독한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밖을 향한 외침의 크기만큼, 우리 내면은 소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질문은 꼬리를 물었습니다. 

우리에겐 타인의 평가가 닿지 않는 곳, 가식을 벗어던지고 오직 나 자신과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는 '은밀한 밀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광장에 서 있을 뿐, 누구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라노트(Vera Note)는 이 지독한 결핍에서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타인에게 투영된 가공의 페르소나가 아닌, 내가 나로서 오롯이 정주(定住)할 수 있는 디지털 보물상자이자 영혼의 일기장입니다. 

단순히 생애의 파편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겨진 이들에게 나의 진심과 유산을 전하는 가교가 되고자 합니다.

내가 허락한 이들과만 나누는 깊은 정서적 교감, 그리고 사후에 지정된 이들에게 안전하게 전달되는 최후의 접근 코드. 

베라노트는 이제 기록의 패러다임을 '전시'에서 '유산'으로 되돌리려 합니다.

진실이 머무는 곳, 베라노트의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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